바울과 빌립보의 그리스도인들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사랑이 있었습니다. 빌립보의 그리스도인들은 여러 차례 바울에게 필요한 것을 보내 주었습니다. (고후 11:9; 빌 4:10, 14-16) 이 편지에서 바울은 그들을 “사랑하는 여러분”이라고 부르며, 자신이 하늘의 상을 받기를 고대하기는 하지만 그들을 위해 육체로 남아 있겠다고 말합니다. (빌 1:8, 24; 2:12; 4:1) 그는 고린도 회중이나 갈라디아 회중에 보낸 편지들을 비롯한 몇몇 편지에서 했던 것처럼 강한 논증이나 책망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바울은 빌립보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베풉니다.

이 편지 전반에 흐르는 주제 중 하나는 기쁨입니다. 바울은 환난을 겪고 있으면서도 좋은 소식이 널리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빌립보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기뻐하라고 권고합니다.—빌 1:18; 2:17, 18, 28, 29; 4:1, 4, 10.

바울이 이 편지를 쓴 또 다른 목적은 (1) 빌립보의 그리스도인들이 보낸 선물에 감사를 표현하고 (빌 4:10-18) (2) 에바브로디도를 돌려보내는 이유를 설명하여 오해가 생기지 않게 하고 (빌 2:25, 26) (3) 로마에서 자신의 상황이 어떤지 알리고 (빌 1:12-26) (4) 연합을 이루도록 권고하고 (빌 2:1, 2; 4:2) (5) 거짓 가르침을 멀리하도록 경고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빌 3:1–4:1.

이 편지에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지침이 되고 격려가 되는 훌륭한 원칙들이 많이 나옵니다.

• 더 중요한 것들을 확인하고 다른 사람들을 걸려 넘어지게 하지 마십시오.—빌 1:9-11.

• 그리스도를 본받아 겸손한 태도를 나타내십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높여 주실 것입니다.—빌 2:5-11.

• 그리스도인으로서 계속 진보해 나가십시오. 그리고 이 동일한 행로로 계속 걸으십시오.—빌 3:16.

• 염려가 되는 모든 상황에서 하느님께 간구하십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마음과 정신력을 지켜 주어 염려를 크게 덜 수 있을 것입니다.—빌 4:6, 7.

이 편지에서 바울은 히브리어 성경을 직접적으로 인용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히브리어 성경의 구절들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처럼 보이는 구절들은 많이 있습니다.—예를 들어, 빌 2:15과 신 32:5; 빌 3:1; 4:4과 시 32:11; 97:12; 빌 4:5과 시 145:18 비교.

이 편지의 내용을 보면 이 편지가 바울이 로마에 첫 번째로 수감되어 있는 기간 중에 쓰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감옥에 갇힌 이유가 “모든 근위대”에 알려졌다고 말하고, “카이사르의 집안사람들”의 안부를 전합니다. (빌 1:7, 13, 14; 4:22; 행 28:30, 31) 일반적인 견해에 따르면 바울이 로마에 첫 번째로 수감되어 있던 기간은 기원 59-61년경입니다. 그는 로마에 도착한 지 1년이나 그 이상이 지난 때인 기원 60년이나 61년경에 이 편지를 쓴 것 같습니다. 약 1000킬로미터 떨어진 빌립보에서 에바브로디도가 선물을 가지고 바울에게 오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또한 에바브로디도가 로마에서 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빌립보에 전해지고, 빌립보 사람들이 그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소식이 로마에 전해지는 데도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빌 2:25-30; 4:18.

바울이 이 편지의 필자라는 증거가 많이 있습니다. 폴리카르포스(기원 69?-155?년)는 빌립보 사람들에게 쓴 그의 편지에서 바울이 그들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이그나티우스, 이레나이우스, 테르툴리아누스와 같은 초기 성경 주석가들도 빌립보서를 인용하면서 이 편지가 바울이 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원 2세기의 무라토리 단편과 그 밖의 모든 초기 정경 목록에도 빌립보서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빌립보서는 기원 20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P⁴⁶ 파피루스 책자본(체스터 비티 파피루스 2호)에도 바울이 쓴 다른 여덟 통의 편지와 함께 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