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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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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라!  |  2012년  10월

고릴라를 만나러 가 볼까요?

고릴라를 만나러 가 볼까요?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열대 우림을 헤치고 깊숙이 들어가면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공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곳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서남단 즉 카메룬과 콩고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드장가은도키 국립 공원입니다. 우리는 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12시간을 달려 태곳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 야생 동물 보호 구역에 도착합니다.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은 서부로랜드고릴라인 마쿰바와 그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가이드가 우리에게 무리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하면서 특히 코끼리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코끼리가 먹이를 찾으러 날마다 오가는 길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끼리만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이드는 이렇게 주의를 줍니다. “혹시 고릴라가 갑자기 달려들면 꼼짝하지 말고 땅을 쳐다보세요. 그러면 요란한 소리를 내기는 해도 해치지는 않을 거예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고릴라와 눈을 마주치면 안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예 눈을 감아 버리죠.”

가이드와 우리는 바아카족인 현지 안내인의 도움을 받아 길을 떠납니다. 바아카족은 신체적 특징과 작은 키 때문에 피그미족으로 여겨집니다. 경험 많은 이 현지 안내인은 희미한  윤곽이나 냄새, 어렴풋한 소리만으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동물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냅니다. 한동안 길을 가는데 갑자기 땀벌 떼가 나타나 우리를 둘러쌉니다. 빽빽한 수풀을 헤치며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는 현지 안내인을 쫓아가려니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안내인은 우리를 데리고 서양인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림을 가로질러 갑니다. 그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근처의 넓은 장소를 가리키며 보라고 손짓합니다. 그곳에는 키가 작은 나무들이 꺾여 있고 풀이 납작하게 눌려 있습니다. 새끼 고릴라들이 놀며 시간을 보낸 장소인 것입니다. 부러지고 껍질이 벗겨진 나뭇가지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릴라들이 오전에 간식을 즐기고 간 것 같습니다. 이제 발을 내디딜 때마다 우리 마음은 기대로 한껏 부풀어 오릅니다.

서부로랜드고릴라는 키가 약 1.8미터, 몸무게는 200킬로그램 이상까지 자랄 수 있습니다

약 3킬로미터를 더 간 뒤에 안내인이 속도를 늦춥니다. 고릴라들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고 입으로 딱딱 소리를 냅니다. 가까이서 깊고 굵은 울음소리와 함께 간간이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이드가 앞으로 오라고 천천히 손짓하더니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조용히 하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고는 몸을 낮추라고 하면서 나무 사이를 가리킵니다. 고개를 드니 약 8미터 앞에 고릴라가 있습니다. 우리가 찾던 마쿰바입니다!

소란하던 숲이 고요해지면서 오로지 우리 심장 뛰는 소리만 들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마쿰바가 달려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잔뜩 가슴을 졸입니다. 마쿰바는 투박해 보이는 얼굴을 돌려서 우리가 있는 쪽을 쓰윽 바라보더니 이내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합니다. 그제서야 우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아카어로 마쿰바는 “빠른”이라는 뜻이지만, 우리가 관찰하는 내내 마쿰바는 아침 식사를 즐기며 매우 한가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가까운 곳에서 어린 고릴라 두 마리가 서로를 간지럽히며 엎치락뒤치락 씨름을 합니다. 커다란 눈을 가진 10개월 된 고릴라 소포는 어미 고릴라 모팜비 옆에서 놀고 있습니다. 호기심 많은 소포가 어미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벗어나려 할 때마다 어미 고릴라는 부드럽게 곁으로 잡아당깁니다. 마쿰바 가족의 다른 고릴라들도 나뭇가지에서 잎을 따고 껍질을 벗기거나 무리 지어 장난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가 우리에게 잠깐 눈길을 주는 것 같더니 이내 흥미를 잃은 듯 다시 놀이를 계속합니다.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이제 우리가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됩니다. 마쿰바도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 듯 큰 울음소리를 내더니 육중한 두 팔로 몸을 일으키고 숲 속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순식간에 온 가족이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이 위풍당당한 동물들과 보낸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움이 남지만 오늘의 경험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