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4:1-44

4  예수께서는 성령이 충만하여 요르단 강을 떠나셨다. 그리고 영에 이끌려 광야를 다니시며+  40일을 보내셨고, 마귀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드시지 않았으므로,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배가 고프셨다.  그때에 마귀가 그분에게 말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에게 빵이 되라고 말해 보시오.”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이 빵으로만 살아서는 안 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자 마귀는 그분을 데리고 올라가 한순간에 사람이 거주하는 땅의 모든 왕국을 보여 주며+  그분에게 말했다. “내가 이 모든 권세와 그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이것은 내게 넘겨진 것이므로+ 누구든지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소.+  그러므로 당신이 내 앞에서 숭배 행위를 한다면, 이것이 모두 당신의 것이 될 것이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의 하느님 여호와를 숭배해야 하고, 그분에게만 신성한 봉사를 드려야*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자 그는 그분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성전 흉벽 위에 세우고 그분에게 말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서 뛰어내려 보시오.+ 10  이렇게 기록되어 있소. ‘그분이 너에 대해 천사들에게 명령을 내려 너를 지키실 것이다’, 11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할 것이다.’”+ 12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의 하느님 여호와를 시험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씀이 있다.” 13  모든 유혹을 끝낸 마귀는 다른 기회를 노리며 그분을 떠나갔다.+ 14  예수께서는 영의 힘을 지니고* 갈릴리로 돌아오셨다.+ 그분에 관한 좋은 소문이 주위 온 지방에 두루 퍼졌다. 15  그분은 회당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으며 모두에게 영예를 받으셨다. 16  그분은 자신이 자란 곳인 나사렛으로 가셔서,+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 성경을 읽으려고 일어서셨다. 17  그분은 예언자 이사야의 두루마리를 건네받아 그것을 펼쳐서 이렇게 기록된 곳을 찾으셨다. 18  “여호와의 영이 내 위에 있다. 그분이 나에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그분은 나를 보내셔서 포로에게 해방을, 눈먼 사람에게 시력의 회복을 공포하고, 억눌린 사람을 풀어 주며,+ 19  여호와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셨다.”+ 20  그분이 두루마리를 말아서 시중드는 사람에게 돌려주고 앉으시자, 회당에 있는 모든 사람의 눈이 그분에게 쏠렸다. 21  그때에 그분이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여러분이 방금 들은 이 성경 말씀이* 오늘 성취되었습니다.”+ 22  그러자 그들은 모두 그분에 대해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혜로운 말씀에+ 크게 놀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말했다.+ 23  그분이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틀림없이 ‘의사야, 너 자신이나 고쳐라’라는 속담을 나에게 적용하면서, ‘당신이 가버나움에서+ 행한 일들을 들었는데, 여기 고향에서도 한번 해 보시오’라고 말할 것입니다.” 24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는데,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받지 못합니다.+ 25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는데, 엘리야의 날에 3년 6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기근이 들었습니다.+ 그때에 이스라엘에 과부가 많이 있었지만 26  하느님께서는 엘리야를 그 여자들 중 아무에게도 보내지 않으시고 시돈 땅의 사르밧에 있는 한 과부에게만 보내셨습니다.+ 27  또한 예언자 엘리사 때에 이스라엘에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지만, 그들 중 아무도 깨끗해지지 못하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습니다.”+ 28  회당에서 이 말씀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몹시 화가 났다.+ 29  그래서 그들이 일어나 그분을 도시 밖으로 내몰았다. 그들은 자기들의 도시가 세워져 있는 산*의 벼랑으로 그분을 끌고 가, 거기서 그분을 떨어뜨리려고 했다. 30  그러나 그분은 그들 한가운데를 지나서 계속 길을 가셨다.+ 31  그분은 갈릴리의 도시 가버나움으로 내려가셨다. 그리고 안식일에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32  그들은 그분이 가르치시는 방식에 크게 놀랐다.+ 그분이 권위 있게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33  그때 그 회당에 영 곧 더러운 악귀가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이렇게 크게 소리를 질렀다.+ 34  “아! 나사렛 사람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우리를 없애려고 오셨습니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정확히 압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분입니다.”+ 35  예수께서는 악귀에게 “조용히 해라. 그에게서 나와라” 하고 꾸짖으셨다. 그러자 악귀는 사람들 앞에서 그를 쓰러뜨린 뒤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그에게서 나왔다. 36  그들은 모두 몹시 놀라 서로 말했다. “이것이 대체 무슨 말씀인가? 저분이 권위와 능력으로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시자 그것들이 나가다니!” 37  그리하여 그분에 관한 소식이 그 지방 주변 모든 곳으로 계속 퍼져 나갔다.+ 38  그분은 회당을 떠나신 뒤에 시몬의 집에 들어가셨다.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고열로 앓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분에게 그 여자를 도와 달라고 청했다.+ 39  그분이 서서 그 여자를 굽어보며 열병을 꾸짖으시자 열이 내렸다. 그 여자는 즉시 일어나서 그들을 시중들었다. 40  해 질 무렵에, 온갖 질병을 앓는 사람들을 둔 모든 사람이 그들을 그분에게 데리고 왔다. 그분은 그들 각자에게 손을 얹어 고쳐 주셨다.+ 41  악귀들도 많은 사람에게서 나오면서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입니다” 하고 외쳤다.+ 그러나 그분은 그들을 꾸짖으며 그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분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그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42  동틀 무렵에 그분은 그곳을 떠나 외딴곳으로 가셨다.+ 그러나 무리는 그분을 찾아다니다가 그분이 계신 곳에 와서, 그분이 자기들에게서 떠나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 43  하지만 그분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다른 도시들에도 하느님의 왕국의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내가 이 일을 위해 보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44  그리고 그분은 유대의 회당들에서 계속 전파하셨다.

각주

또는 “그분만 섬겨야”.
또는 “영의 힘이 충만하여”.
직역하면 “여러분의 귀에 있는 이 성구가”.
또는 “언덕”.

연구 노트

영에 이끌려: 여기서 그리스어 프뉴마는 하느님의 영을 가리킨다. 이 영은 사람이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게 행동하도록 마음을 움직이고 재촉하는 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막 1:12. 용어 설명 “” 참조.

마귀: 그리스어로는 디아볼로스. “중상자”를 의미한다. (요 6:70; 딤후 3:3) 관련된 동사 디아발로는 “고발하다; 혐의를 제기하다”를 의미하며 눅 16:1에서는 ‘고발이 있다’로 번역되었다.

마귀: 마 4:1 연구 노트 참조.

사람이 빵으로만 살아서는 안 된다: 예수께서 히브리어 성경에서 인용하여 하신 말씀을 기록하면서 누가는 마태보다 신 8:3의 내용을 더 짧게 인용한다. 하지만 일부 고대 그리스어 사본들과 번역본들에는 평행 기록인 마 4:4과 비슷하게 “하느님의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는 표현을 덧붙인 더 긴 인용문이 들어 있다. 그러나 더 오래된 사본들에는 누가복음의 이 구절에 짧은 인용문이 나온다.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할 만한 점은, 그리스도인 그리스어 성경을 히브리어로 옮긴 번역판들 가운데 더 긴 인용문이 들어 있는 여러 번역판(부록 다에 J7, 8, 10, 14, 15, 17로 표기됨)이 이 부분에 테트라그람마톤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 표현을 번역하면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것으로 살아야 한다”가 된다.

논리적인 순서로: 또는 “차례대로”. “논리적인 순서로”로 번역된 그리스어 표현 카텍세스는 시간이나 주제, 논리의 순서를 따르는 것을 가리킬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엄격한 시간 순서를 따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눅 3:18-21을 보면 누가가 항상 시간 순서대로 사건들을 기록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예수의 생애와 봉사 중에 있었던 사건들의 순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네 복음서를 모두 조사할 필요가 있다. 누가는 대체로 시간 순서대로 사건들을 기록했지만, 사건들과 주제를 체계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시간 외에 다른 점들도 고려한 것 같다.

왕국: 여기서는 어떤 형태의 인간 정부이든 다 가리킬 수 있는 일반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보여 주며: 악귀들의 통치자가 현실인 것처럼 보이는 환상을 예수에게 보여 준 것 같다.

그러자 마귀는 그분을 데리고 올라가: 평행 기록인 마 4:8에서는 마귀가 예수를 “매우 높은 산”으로 데려갔다고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누가는 사탄이 제기한 유혹을 마태와는 다른 순서로 기록하는데, 마태의 기록이 시간 순서대로 되어 있는 것 같다. (마 4:1-11) 사탄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이라는 교묘한 말을 꺼내면서 두 번의 유혹을 한 다음, 십계명 중 첫 번째 계명을 어기라는 직접적인 유혹을 마지막에 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이치적인 것 같다. (출 20:2, 3) 또한 “사탄아, 물러가라!”라는 예수의 말씀은 마지막 세 번째 유혹을 받았을 때 하신 대답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마 4:10) 그리고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학자들은 마 4:5에서 두 번째 유혹에 관한 기록이 그리스어 단어 토테(시간상 다음에 오는 것을 소개할 때 쓰이는 단어)로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에 이 구절 즉 눅 4:5의 기록은 그리스어 단어 카이(단순히 병렬 관계를 나타내는 단어)로 시작된다. 따라서 마태의 기록이 누가의 기록보다 시간 순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누가가 “논리적인 순서로” 복음서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엄격한 시간 순서를 따른 것은 아니었다.—눅 1:3 연구 노트 참조.

왕국: 마 4:8 연구 노트 참조.

보여 주며: 마 4:8 연구 노트 참조.

숭배 행위를 한다면: 이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동사는 “숭배하다”로 번역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이 동사가 순간적인 동작을 나타내는 아오리스트 시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숭배 행위를 하다”로 번역했다. 마귀가 예수께 요구한 것은 지속적이거나 계속되는 숭배가 아니라 단 한 번의 “숭배 행위”였다.

숭배 행위를 한다면: 마 4:9 연구 노트 참조.

여호와: 이 구절에서 인용한 신 6:13의 히브리어 원문에는 네 개의 히브리어 자음으로 표기된 하느님의 이름(יהוה, 로마자로 음역하면 YHWH)이 나온다.—부록 다 참조.

성전 흉벽: 또는 “성전 꼭대기”. 직역하면 “성전 날개”. “성전”으로 번역되는 그리스어는 성전의 중앙 건물을 가리킬 수도 있고 성전 구역 전체를 가리킬 수도 있다. 따라서 이 표현은 성전 구역을 둘러싸고 있는 담의 꼭대기를 의미할 수 있다.

성전 흉벽: 마 4:5 연구 노트 참조.

여호와: 이 구절에서 인용한 신 6:16의 히브리어 원문에는 네 개의 히브리어 자음으로 표기된 하느님의 이름(יהוה, 로마자로 음역하면 YHWH)이 나온다.—부록 다 참조.

회당: 용어 설명 참조.

율법과 예언서의 공개 낭독: 기원 1세기에는 “안식일마다” 이러한 공개 낭독이 행해졌다. (행 15:21) 회당에서 드리는 숭배의 한 부분은 셰마 즉 유대교 신앙 고백문에 해당하는 것을 암송하는 일이었다. (신 6:4-9; 11:13-21) 그 고백문의 첫 구절은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이여, 잘 들으십시오[셰마]. 우리 하느님 여호와는 한 분인 여호와이십니다.” 그 구절의 첫 히브리어 단어에서 셰마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신 6:4)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토라 즉 모세 오경을 낭독하는 일이었다. 많은 회당에서는 1년 동안 율법 전체를 읽었으며, 3년에 걸쳐 읽는 회당들도 있었다. 또한 예언서의 일부를 읽고 해설하는 일도 있었다. 공개 낭독이 끝나면 강연이 있었다. 피시디아 안티오크의 회당에서 공개 낭독이 있은 뒤에 바울은 모인 사람들에게 격려의 말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눅 4:16 연구 노트 참조.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바빌론 유배 전에 유대인들이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회당에 모였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아마도 에스라와 느헤미야 시대부터 그런 관습이 시작된 것 같다. 예수께서도 영적으로 유익한 이 관습을 따르셨다. 예수의 어린 시절 내내 그분의 가족은 정기적으로 나사렛의 회당에 갔다. 후에, 그리스도인 회중에도 숭배를 위해 그와 비슷하게 모이는 마련이 생기게 되었다.

성경을 읽으려고 일어서셨다: 학자들에 따르면 회당 예배를 묘사한, 현존하는 기록 가운데 누가복음의 이 부분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유대인의 전승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회당 예배는 사람들이 회당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서 개인적으로 드리는 기도로 시작되었다. 이어서 신 6:4-911:13-21의 말씀을 암송했다. 그 후 공개 기도를 드린 다음, 계획표에 따라 모세 오경의 일부분을 낭독했다. 행 15:21에서는 기원 1세기에 “안식일마다” 그처럼 모세의 글이 낭독되었다고 알려 준다. 그다음에는 예언서들을 낭독하고 그 내용에 근거한 교훈점을 해설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 구절 즉 눅 4:16에서는 바로 이 일을 언급하는 것 같다. 낭독자는 대개 일어서서 낭독을 했으며, 예언서 중 어떤 부분을 읽을지 선택할 어느 정도의 재량이 있었을 것이다.—행 13:15 연구 노트 참조.

예언자 이사야의 두루마리: 이사야서 사해 두루마리는 17개의 양피지 조각이 서로 이어져 있는 두루마리로서, 54개의 단으로 되어 있으며 길이가 7.3미터에 달한다. 나사렛 회당에서 사용된 두루마리도 길이가 비슷했을 것이다. 1세기에는 장과 절의 구분이 없었으므로 예수께서는 장과 절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두루마리에서 자신이 읽고 싶은 부분을 찾으셔야 했을 것이다. 예수께서 그 예언의 말씀이 기록된 곳을 찾으셨다는 사실은 그분이 하느님의 말씀을 매우 잘 알고 계셨음을 보여 준다.

여호와: 이 구절에서 인용한 사 61:1의 히브리어 원문에는 네 개의 히브리어 자음으로 표기된 하느님의 이름(יהוה, 로마자로 음역하면 YHWH)이 나온다.—부록 다 참조.

그분이 ··· 기름을 부으셔서: 누가는 이 구절에서 이사야의 예언의 「칠십인역」 표현을 인용하여 “그분이 ··· 기름을 부으셔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이사야의 예언(61:1, 2)을 히브리어 원문으로 읽으셨을 것이다. 그 구절의 히브리어 원문에는 “기름을 붓다”에 해당하는 동사가 네 개의 히브리어 자음으로 표기된 하느님의 이름(יהוה, 로마자로 음역하면 YHWH)과 함께 사용되었다. 그리스도인 그리스어 성경을 히브리어로 옮긴 여러 번역판(부록 다에 J7, 8, 10, 14, 15로 표기됨)은 이 구절 즉 눅 4:18에서 하느님의 이름을 사용하며, 그 표현을 번역하면 “여호와께서 ··· 기름을 부으셔서”가 된다.

포로에게 해방을 ··· 공포하고: 여기서 예수께서는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하신다. 일부 유대인들은 그 성구를 문자적인 의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사 61:1) 하지만 예수의 봉사는 사람들을 영적 속박에서 풀어 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따라서 예수께서 선포하신 해방은 영적인 것이었다. 이 예언은 50년째 되는 해마다 지키는 희년을 암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임이 분명하며, 예수께서도 희년을 염두에 두고 이 예언을 자신의 봉사에 적용하셨을 것이다. 희년에는 이스라엘 전역에 해방이 공포되었다.—레 25:8-12.

여호와: 이 구절에서 인용한 사 61:2의 히브리어 원문에는 네 개의 히브리어 자음으로 표기된 하느님의 이름(יהוה, 로마자로 음역하면 YHWH)이 나온다.—부록 다 참조.

여호와의 은혜의 해: 또는 “여호와의 받아들이실 만한 해”. 여기서 예수께서는 사 61:1, 2을 인용하신다. 예수께서는 이 구절을 자신에게 적용하심으로, 자신이 구원을 위한 봉사의 직무를 시작한 때부터 “은혜의 해” 즉 여호와께서 선의를 보이고 사람들을 받아들이시는 기간이 시작되었음을 밝히셨다. 예수께서는 이사야서에서 하느님의 “복수의 날”에 관한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만 낭독하셨는데, 비교적 짧은 기간인 “복수의 날”이 아니라 그보다 더 긴 기간인 “은혜의 해” 즉 구원을 받기 위해 하느님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그분이 은혜를 베푸시는 때로 주의를 이끌려고 그렇게 하신 것 같다.—눅 19:9, 10; 요 12:47.

앉으시자: 유대교 교사들은 특히 회당과 같은 곳에서 공식적으로 가르침을 베풀 때 앉는 관습이 있었다.

앉으시자: 예수께서 앉으신 것은 그분이 이제 말을 시작하실 것임을 나타내는 행동이었다. 당시 관습에 따르면, 회당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낭독한 사람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회당에 있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앉아서 가르쳤다.—마 5:1 연구 노트 비교.

비유: 그리스어 원어 파라볼레는 문자적으로 “곁에(함께) 두는 것”을 의미하는데, 잠언이나 비유를 가리킬 수 있다. 예수께서는 어떤 것을 설명하실 때 다른 비슷한 것에 비하는 방법 즉 ‘곁에 두는’ 방법을 자주 사용하셨다. (막 4:30) 그분은 대개 자신이 지어낸 짧은 이야기를 비유로 들어 도덕적•영적 진리를 이끌어 내셨다.

속담: 또는 “잠언; 비유”. 그리스어 원어 파라볼레는 문자적으로 “곁에(함께) 두는 것”을 의미하는데, 잠언이나 비유나 속담을 가리킬 수 있다.—마 13:3 연구 노트 참조.

고향: 직역하면 “아버지의 고장”. 예수의 고향인 나사렛을 가리킨다. 이 문맥에서 “고향”으로 번역된 그리스어(파트리스)는 비교적 범위가 제한된 지역, 즉 예수와 그분의 직계 가족의 고향을 가리키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단어는 출신지나 고국과 같이 좀 더 넓은 지역을 가리키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요 4:43, 44에서는 이 그리스어 단어가 갈릴리 지역 전체를 가리키는 것 같다.

3년 6개월 동안: 왕상 18:1에 따르면 “3년째 되는 해”에 엘리야는 가뭄이 끝날 것이라고 선포했다. 따라서 일부 사람들은 이 구절에 나오는 예수의 말씀이 열왕기상의 기록과 모순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히브리어 성경에 나오는 그 기록은 3년이 채 안 되어 가뭄이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다. “3년째 되는 해”라는 표현은 엘리야가 가뭄이 있을 것이라고 아합에게 처음으로 말한 때로부터 3년째 되는 해를 가리키는 것 같다. (왕상 17:1) 엘리야는 건기가 이미 진행되고 있던 때에 그 말을 했을 것이다. 보통 최대 6개월간 계속되는 건기가 당시에는 그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었을 수 있다. 게다가 가뭄은 엘리야가 “3년째 되는 해”에 아합에게 다시 나타났을 때 즉시 끝난 것이 아니라 그 후에 갈멜산에서 불로 시험하는 일이 있은 다음에 끝났다. (왕상 18:18-45) 따라서 이 구절에 나오는 예수의 말씀과 그분의 이부동생이 약 5:17에 기록한 그와 비슷한 내용은 왕상 18:1의 기록과 모순되지 않는다.

사르밧: 페니키아의 이 성읍은 지중해 연안에서 시돈과 티레 사이에 위치해 있었으며, 따라서 이스라엘 영토 밖에 있었다. 그리스어 이름은 사렙다(사렙타)였다. 히브리어 이름은 왕상 17:9, 10과 옵 20에 나온다. 사르밧이라는 이름은 지금의 레바논에 있는 도시인 사라판드의 이름 속에 남아 있다. 사라판드는 시돈에서 남남서쪽으로 13킬로미터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고대 사르밧은 그곳에서 약간 떨어진 지중해 연안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부록 나10 참조.

깨끗해지지 ··· 깨끗해졌습니다: 또는 “고침을 받지 ··· 고침을 받았습니다”. “깨끗해지다”라는 말은 이 구절에서 나아만의 나병이 나은 것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다. (왕하 5:3-10, 14) 모세 율법에 따르면,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의식상 부정했다. (레 13:1-59) 그렇기 때문에 “깨끗해지다”에 해당하는 그리스어가 나병이 낫는 것을 가리키는 데 종종 사용되었다.—마 8:3; 10:8; 막 1:40, 41.

그분을 떨어뜨리려고 했다: 나중에 탈무드에 기록된 유대인 전승에 따르면, 때때로 유대인들은 죄를 지은 사람을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린 다음 확실하게 죽이기 위해 돌로 쳤다. 나사렛 사람들이 이 경우에 그렇게 하려고 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한 것만은 분명하다.

가버나움: “나훔의 마을” 또는 “위로의 마을”이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이름에서 유래했다. (나 1:1, 각주) 갈릴리 바다 북서쪽 연안에 있었던 이 도시는 예수의 지상 봉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마 9:1에는 그분 “자신의 도시”라고 되어 있다. 가버나움이 해수면보다 200미터 이상 낮은 곳에 있었고 나사렛은 해수면보다 약 360미터 높은 곳에 있었으므로 이 구절에서는 적절하게도 예수께서 가버나움으로 내려가셨다고 말한다.

영 곧 더러운 악귀가 들린: 또는 “더러운 악귀 영이 들린”.—용어 설명 “” 참조.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또는 “우리와 당신 사이에 무슨 공통점이 있습니까?” 이것은 수사적 질문으로서, 직역하면 “우리와 당신에게 무엇이 있습니까?”가 된다. 이 셈어 관용구는 히브리어 성경에 여러 차례 나오며 (수 22:24; 삿 11:12; 삼하 16:10; 19:22; 왕상 17:18; 왕하 3:13; 대하 35:21; 호 14:8) 이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표현이 그리스도인 그리스어 성경에도 나온다. (마 8:29; 막 1:24; 5:7; 눅 4:34; 8:28; 요 2:4) 이 말의 정확한 의미는 문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구절에서는 적대감을 나타내거나 강하게 반발하는 말로 쓰였으며, 일부 번역자들은 이 말을 “우리를 방해하지 마십시오!” 또는 “우리를 내버려 두십시오!”로 번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문맥에서는 적대적이거나 거만하거나 상대방을 멸시하는 듯한 태도를 나타내지 않으면서, 그와 의견이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표현할 때 또는 그가 제안한 대로 행동하기를 거절할 때 사용되었다.—요 2:4 연구 노트 참조.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마 8:29 연구 노트 참조.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 성경에서 베드로의 이름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방식으로 언급된다. (1) “시므온”, 히브리어 이름을 그리스어 형태로 표기한 것이다. (2) “시몬”. 그리스어 이름. (시므온과 시몬은 둘 다 “듣다”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동사에서 나왔다.) (3) “베드로”. (“바위”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이름으로, 성경에서 그에게만 붙여진 이름이다.) (4) “게바”. 베드로라는 이름의 셈어 형태이다. (욥 30:6과 렘 4:29에 나오는 히브리어 케핌[바위]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5) 두 이름의 결합형인 “시몬 베드로”.—행 15:14; 요 1:42; 마 16:16.

시몬의 장모: 게바라고도 불리는 베드로의 장모를 가리킨다. (요 1:42) 베드로의 장모에 관한 이러한 언급은 고전 9:5에서 바울이 게바를 결혼한 사람으로 언급한 것과도 조화를 이룬다. 베드로의 장모는 베드로의 집에서 살고 있었던 것 같다. 베드로의 형제인 안드레도 그와 한집에 살았다.—막 1:29-31. 베드로의 다른 이름들에 관해 설명하는 마 10:2 연구 노트 참조.

고열로 앓고 있었는데: 마태와 마가는 베드로의 장모가 “열병으로 앓아누워 있었다”고 말한다. (마 8:14; 막 1:30) 누가만이 베드로의 장모가 “고열”을 앓고 있었다고 언급한다. 누가가 베드로의 장모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그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가 의사였기 때문일 것이다.—“누가복음 소개” 참조.

왕국: 그리스어 바실레이아가 처음 나오는 곳으로, 왕이 다스리는 정부뿐만 아니라 왕의 통치를 받는 영토와 민족들을 가리킨다. 이 그리스어 단어는 그리스도인 그리스어 성경에 총 162회 나온다. 그중 55회가 마태복음에 나오는데, 대부분 하느님의 하늘 정부를 가리킨다. 마태가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그의 복음서는 “왕국 복음서”라고 불리기도 한다.—용어 설명 “하느님의 왕국” 참조.

하늘 왕국: 이 표현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는 마태복음에 약 30회 등장하며 다른 복음서에는 나오지 않는다.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표현인 “하느님의 왕국”을 사용한다. 이 점을 볼 때 “하느님의 왕국”이 영적 하늘에 기반을 두고 통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마 21:43; 막 1:15; 눅 4:43; 단 2:44; 딤후 4:18.

왕국: 하느님의 왕국을 가리킨다. 그리스도인 그리스어 성경 전체에서 “좋은 소식”(바로 다음에 나오는 좋은 소식에 대한 연구 노트 참조)은 하느님의 왕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수께서는 이 왕국을 주제로 전파하고 가르치셨다.—마 3:2; 4:23; 눅 4:43 연구 노트 참조.

하느님의 왕국: 이 표현은 마가복음에 14회 나온다. 마태는 원문에서 이 표현을 4회(마 12:28; 19:24; 21:31; 21:43)밖에 사용하지 않지만 이에 대응하는 표현인 “하늘 왕국”은 약 30회 사용한다. (막 10:23과 마 19:23, 24 비교) 왕국은 예수께서 전파하신 소식의 주제였다. (눅 4:43) 사복음서에는 왕국이 100회 이상 언급되는데 그중 대부분이 예수께서 하신 말씀에 나온다.—마 3:2; 4:17; 25:34 연구 노트 참조.

좋은 소식: 일부 성경에서 “복음”으로 번역된 그리스어 유앙겔리온이 처음 나오는 곳. 관련된 그리스어 표현인 유앙겔리스테스는 “복음 전파자”로 번역되며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행 21:8; 엡 4:11, 각주; 딤후 4:5, 각주.

좋은 소식: 여기에 사용된 그리스어 단어 유앙겔리온은 “좋은” 또는 “잘”이라는 뜻의 라는 단어와 “소식을 전하는 자; 선포(선언)하는 자”를 의미하는 앙겔로스라는 단어에서 나온 말이다. (용어 설명 참조) 일부 성경에서는 이 표현을 “복음”으로 번역한다. 같은 어근에서 나온 “복음 전파자”(그리스어 유앙겔리스테스)라는 표현은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행 21:8; 엡 4:11, 각주; 딤후 4:5, 각주.

하느님의 왕국: 그리스도인 그리스어 성경 전체에서 좋은 소식은 하느님의 왕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수께서는 이 왕국을 주제로 전파하고 가르치셨다. “하느님의 왕국”이라는 표현은 그리스어 원문에서 누가복음에 32회, 마가복음에 14회, 마태복음에 4회 나온다. 하지만 마태는 비슷한 의미를 지닌 “하늘 왕국”이라는 표현을 약 30회 사용한다.—마 3:2; 24:14; 막 1:15 연구 노트 참조.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여기에 사용된 그리스어 동사 유앙겔리조마이(“좋은 소식을 전하다”)는 그리스도인 그리스어 성경에 54회 나온다. 이 단어는 누가의 기록에 자주 사용된다. (눅 1:19; 2:10; 3:18; 4:18; 8:1; 9:6; 20:1; 행 5:42; 8:4; 10:36; 11:20; 13:32; 14:15, 21; 15:35; 16:10; 17:18) “좋은 소식을 전하다”를 의미하는 유앙겔리조마이는 “전파하다; 공포하다; 알리다”를 의미하는 케릿소(마 3:1; 4:17; 24:14; 눅 4:18, 19; 8:1, 39; 9:2; 24:47; 행 8:5; 28:31; 계 5:2)와 구별된다. 케릿소는 전하는 방식 즉 권위를 부여받아 공개적으로 전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유앙겔리조마이는 전하는 내용 즉 “좋은 소식”을 전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앙겔리조마이와 어근이 같은 명사 유앙겔리온(“좋은 소식”)은 그리스도인 그리스어 성경에 76회 나온다.—마 4:23; 24:14 연구 노트 및 용어 설명 “좋은 소식” 참조.

미디어

요르단강 서쪽 유대 광야
요르단강 서쪽 유대 광야

이 황량한 지역에서 침례자 요한은 봉사를 시작했으며 예수께서는 마귀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광야
광야

성경에서 “광야”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미드바르)와 그리스어 단어(에레모스)는 일반적으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경작되지 않은 땅을 가리키는 말로, 대개 덤불과 풀이 나 있는 스텝 지역을 지칭하며 초원을 가리키기도 한다. 또한 이 단어들은 사막이라고 부를 수 있는 메마른 지역을 가리키는 데도 쓰인다. 복음서에 언급된 광야는 주로 유대 광야를 가리킨다. 요한은 유대 광야에 머물면서 전파 활동을 했으며 예수께서는 이곳에서 마귀에게 유혹을 받으셨다.—막 1:12.

성전 흉벽
성전 흉벽

사탄은 예수를 문자적으로 “성전 흉벽[또는 “꼭대기”] 위에” 세우고 예수에게 뛰어내리라고 말했을 수 있다. 하지만 예수께서 정확히 어디에 서 계셨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여기서 “성전”에 해당하는 단어는 성전 구획 전체를 가리킬 수도 있다. 따라서 예수께서는 성전 구역의 남동쪽 모퉁이(1) 위에 서 계셨을 수 있다. 또는 성전 구역의 다른 쪽 모퉁이에 서 계셨을 수도 있다. 어느 모퉁이였든 예수께서 그곳에서 뛰어내리셨다면 여호와께서 개입하시지 않는 한 틀림없이 생명을 잃으셨을 것이다.

대 이사야서 두루마리
대 이사야서 두루마리

사진에 나오는 것은 기원전 125년에서 100년 사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사야서 사해 두루마리(1QIsa)의 일부분이다. 이 두루마리는 1947년에 사해 근처 쿰란의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확대 표시된 부분은 예수께서 나사렛의 회당을 방문했을 때 읽으신 이사야 61:1, 2이다. 이 두루마리는 낱장들을 아마실로 꿰매어 이어 붙인 형태이다. 이 두루마리는 17개의 양피지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양피지들은 높이가 평균 약 26.4센티미터이고 너비는 약 25.2센티미터에서 62.8센티미터까지 다양하다. 현재 보존되어 있는 두루마리의 전체 길이는 7.3미터이다. 아마도 예수께서는 이와 비슷한 형태의 두루마리를 펼쳐서 메시아에 관한 예언이 “기록된 곳을 찾으셨을” 것이다. (눅 4:17) 그분이 읽으셨던 내용 가운데 테트라그람마톤이 나오는 세 곳이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다.

가버나움의 회당
가버나움의 회당

사진에 나와 있는 흰 석회암 벽은 기원 2세기 말에서 5세기 초 사이에 세워진 회당 건물의 일부이다. 석회암 아래에 검은 현무암으로 된 구조물은 1세기 회당 건물의 일부로 추정된다. 만약 그 추정이 맞다면, 이곳은 예수께서 사람들을 가르치시고 악귀 들린 사람을 고쳐 주신 곳 중 하나일 수 있다. 그에 관한 기록이 막 1:23-27과 눅 4:33-36에 나온다.